작은 손에 큰 행복을 채워 주는 손
“우리 하나님은 자비하십니다. 우리 하나님은 위대하십니다. 물에 빠져 죽어가는 사람 건져 주시고…….”노인은 분주한 지하철 통로를 헤집고 다니며, 여전한 레퍼토리로 외치고 있었다. 행색도 거의 변하지 않은 그대로였다. 옷만 겨울용일 뿐 모자에 쓴 판독 불가한 글이며, 가슴에 안고 있는 종이판까지.여전히 사람들은 노인을 이상하게 쳐다보고, 불쾌하거나 비웃는 표정으로 외면했다. 남들이 저렇듯 회피하는 존재를 왜 나는 전율하듯 반가워하는 것일까. 나 자신도 이해하기 힘든 감정이었다. 그러나 분명한 건 조금 전까지 갈 바를 모르던 내 영혼이 살아나고 있다는 것이다.“미스 코리아 유관순, 어이, 미스터 안중근, 미스 춘향이…….”청소년들을 보자 유난히 목소리가 커지며 다가가 외쳤다. 순간 노인의 표정은 순진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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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8년 09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