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머니를 그리며
어머니가 소천하시기 전날 나는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다. 그리고 오전에 어머니께서 세상과 이별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, 왜 그렇게 새벽까지 심신이 고통으로 뒤척였는지 깨달아지며 가슴이 메어 왔다. 이틀 전 아내와 함께 부산으로 내려가 입원실을 찾았을 때, 비록 어머니의 몸은 쇠약했으나 아들의 손을 잡고 크게 즐거워하셨다. 그러나 적어도 몇 년은 어머니와 더 함께할 수 있겠다는 안도감은 인간의 미진한 생각에 불과했다. 어머니는 사모의 일생에 대해 이론적인 교훈을 넘어 삶으로 보여 주셨다. 60여 년 전 소위 달동네에서 개척 교회를 시작한 사명감에 불타는 목사의 아내가 보낸 하루하루를 무엇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? 부친의 뜨거운 사명감의 커튼을 열면 어머니의 한없는 곤고함이 깊이 자리 잡고 있었다. 사역이...
발행인칼럼
2021년 11월